조류로 인한 정전사고는 지난해 2256건에 이어 올해는 7월말까지 벌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늘어난 1541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까치로 인한 정전사고는 전체의 94% 가량.
이처럼 정전사고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조류 퇴치를 위해 한전이 투입하는 예산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전은 97년 311억여원을 사용한데 이어 지난해엔 340억여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457억여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한전측이 철거한 까치집만도 97년 1만3251개에 이어 지난해엔 1만5481개로 늘었다. 올해에는 7월 말까지 1만898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까치집 철거에 투입된 연인원은 34만여명.
이처럼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까치집 철거 등 조류 퇴치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정전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설령 까치집을 철거해도 까치가 같은 장소에 4,5회씩 반복적으로 집을 짓기 때문.
실제로 경북 고령군 다산면의 한 전신주에서는 금년에만 무려 75회나 까치집을 철거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까치가 집을 짓지 못하도록 새로운 형태의 전주를 설치해도 곧바로 적응해 집을 짓는 등 “까치가 아주 영리하다”는게 한전측 설명.
따라서 한전측은 까치를 포획할 수 있도록 환경부에 요청했지만 농민들의 경우와 달리 아직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朴喜千)교수는 “까치는 정전사고를 일으키고 농작물에 많은 해를 끼치는 만큼 적정한 마리수를 산정해 숫자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