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오리 부상당한 암컷 돌보느라 도망안가

  • 입력 1999년 10월 12일 19시 32분


‘구조대원을 감동시킨 오리부부의 금슬.’

부상당한 짝을 밤새 돌보다 119구조대에 함께 생포된 오리 한쌍의 부부애가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의 한 주택가에 오리 두마리가 나타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에 붙잡혔다.

붙잡힌 오리들은 날개를 펼쳤을 때 1m 크기에 몸전체가 짙은 자줏빛을 띠고 연분홍 머리털을 가진 애완용의 수입 모스코비종.

발견 당시 암컷은 날개와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채 절뚝거리며 가냘픈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수컷이 그 곁에서 부리로 암컷의 상처 부위를 쓰다듬는 등 극진한 간호를 하고 있었다는 것.오리들은 대원들이 접근해도 전혀 ‘반항’하지 않아 대원들은 준비해 간 그물 등 포획장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붙잡아 사무실로 후송, 치료를 해준 뒤 한국조류협회에 넘겼다.

‘오리부부’는 소방서에 옮겨진 뒤에도 주위의 시선은 전혀 아랑곳없이 부리로 쉴새없이 서로의 몸을 쓰다듬는 등 깊은 ‘금실’을 과시해 대원들을 감동시켰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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