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경련회관에는 전경련의 요청을 받은 전문 보안전문업체 직원들이 갑자기 나타나 검색장비를 들고다니며 회장단 회의실과 비서실, 손병두(孫炳斗)상근 부회장실에 도청 감청장치가 숨어있는지 검색작업을 벌였다. 혹시라도 도감청장비가 숨겨져 있다면 설치한 쪽에서 검색예정 사실도 미리 눈치챌 것으로 판단해 전경련은 극히 일부 간부만 알고 나머지 직원에게는 알리지 않았으며 검색요청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화를 통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후문.
전경련은 그동안 도청장비가 혹 있는지 대충 살펴만 봤지 이렇게 전문업체까지 동원한 것은 창립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이 작업은 이날 회장단 회의실에서 김우중(金宇中)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전경련 후임회장 선출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장단과 고문단의 연석회의가 열리기 바로 직전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재벌개혁이 서슬퍼런 요즈음 대기업 최고경영자들끼리 모이면 어떤 얘기가 나올지 모르고 이들이 나눈 대화가 혹 외부로 유출될 경우 가뜩이나 힘이 빠진 전경련에 치명적인 흠집이 될 수 있어 보안검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검색결과는 다행히 보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측 관계자는 “이날 회의가 특별히 보안을 지켜야할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사회적으로 도청 감청 문제가 심각해 회의실 전체를 조사해본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