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8국 300명 4교대로 전화 24시간 도-감청』

국회 정보위원인 한나라당의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15일 “국가정보원의 과학보안국(8국)에서 300여명의 인원이 4교대로 365일 동안 국내 국제전화에 대한 도 감청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총무의 발언은 그동안의 국정원 도청 감청 관련 논란과는 달리 담당부서 요원규모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앞으로 커다란 정치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총무는 이날 국정원에 대한 국감을 전후해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히면서 “국정원의 3동 5,6층에 자리잡은 8국은 2단 10개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운영6과는 정치인 등 국내 주요인사 통화정보를, 운영7과는 국내인사와 해외동포 또는 외국방문객의 통화내용을 감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도 감청 방식과 관련, “광화문 혜화 목동 전화국 등 이른바 관문(關門)전화국의 실험실 단자에 국정원 8국에 연결된 주파수해독기가 부착돼 있어 상시 도청과 감청이 가능하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휴대전화는 감청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011끼리의 통화를 제외한 011과 016,017,019 가입자간 통화나 휴대전화와 일반전화 가입자 간의 통화는 감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휴대전화 감청은 전화국에 소속된 시험실장 1명의 협조를 받는다”고 휴대전화 감청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날 실시된 정보위의 국정원 국감에서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은 “3동 5,6층에는 외사 방첩에 필요한 통신장비가 있으며 이를 활용해 감청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김인영(金仁泳)국회정보위원장이 전했다.

이에 대해 이총무는 “‘국정원은 불법 도 감청을 하지 않고 감청시설도 없다’는 천원장 등 국정원 관계자의 국회보고는 허위로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천원장은 한나라당의 감청시설 공개 요구에 대해 “한나라당이 공개를 요구하는 시설 안에는 외사 방첩 첩보수집과 관련한 장비가 있는 비밀통제지역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국감개시 3시간여만인 오후1시40분경 자체논의를 거쳐 국감을 거부하기로 하고 철수했다.

한편 국정원은 한나라당이 철수한 뒤 ‘감청 등에 대한 정보원의 견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은 국가안보 및 정보사범 등 국정원법에 명시된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통신비밀보호법 절차에 따라 감청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정치인에 대한 감청신청은 한 건도 없었고 불법감청도 없다”고 밝혔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