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중앙일보 사장실장 문답]"회사측 불관여"

  • 입력 1999년 10월 27일 20시 10분


중앙일보 김영배(金榮培)사장실장은 27일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언론장악 문건을 작성한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문기자가 문제의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을 언제, 어떻게 알았나.

“오늘(27일) 아침 국민회의 발표를 보고 알았다. 본사 정순균(鄭順均)부국장이 아침에 베이징(北京)에 있는 문기자를 찾았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자 바로 문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문서작성 사실을 시인했다.”

―문기자는 문서작성 경위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6월경 평소 친분이 있는 JC(이종찬·李鍾贊 국민회의 부총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경색된 시국 타개책에 대해 논의하게 됐으며 언론 대책을 한번 만들어보라는 얘기에 따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는 고급옷 로비사건과 파업유도사건으로 국민의 정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때라 정국 전환을 위해 여러군데서 리포트를 모았을 때이다.”

―국민회의가 중앙일보 간부가 이 문건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게 전했다고 했는데….

“문건의 작성 시점을 잘 보라. 중앙일보가 어떻게 세무조사와 홍석현(洪錫鉉)사장 구속 사실까지 예견하고 6월에 작성한 문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최근에 흘렸겠느냐. 더구나 기자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포함해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문서를 상부에 보고할 수 있겠느냐. 중앙일보는 이런 허위 사실을 발표한 국민회의에 대해 법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

―이번 사건으로 중앙일보의 입장이 곤란해졌는데….

“우리 회사 기자가 언론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탄압하라는 문서를 작성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는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언론계에 만연한 언론계와 정치권의 유착 구조에서 발생한 일로 언론계 전체가 반성할 일이다.”

―문기자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전혀 논의된 바 없다. 현재 문기자는 해외연수중이므로 처리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