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 확산]여권 ＂음모 커넥션 드러났다＂

“이 사건과 관련한 전모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국민회의 동교동계 핵심관계자가 27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공개한 ‘언론관련 문건’의 작성경위 등을 설명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국민회의가 이날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를 문건의 작성자라고 공식 발표하고 정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한 사람을 중앙일보 간부로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문건작성자라는 정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우선 문건작성자인 문기자의 신원만 공개하지만 문건이 정의원에게 전달된 경로도 알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와 함께 국민회의 핵심관계자들은 문건작성에 관여한 사람이 문기자 외에 중앙일보 간부 1명이 더 있으며 문건 전달에도 중앙일보 간부 여러명이 관여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정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다고 지목한 중앙일보 간부의 신원이나 문건 전달 경로의 공개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앙일보 내부에서 제보를 받았거나 다른 ‘특수기법’ 등을 통해 전달경로를 파악했더라도 이를 공개할 경우 어떻게 알았는지도 함께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의 반격에 대비,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보다는 아껴둘 필요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회의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은 “이강래전수석이 문서작성자가 아니라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이제는 정의원이 문건의 전달자를 밝혀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영일(李榮一)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의원은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주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아무튼 국민회의는 문건 전달자들이 정의원과 공모해 이 문건을 통해 현 정부의 ‘언론장악음모’를 부각시키는 등 뭔가 음모를 꾸미려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