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공군 ‘맹물 전투기’ 신경전

  • 입력 1999년 10월 27일 20시 10분


공군이 F5F 전투기 추락사고 원인에 대한 보고를 일부러 늦췄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 국방부와 공군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전투기 연료에 물이 섞였다는 사실이 25일 언론에 공개되자 사고가 난 지난달 14일 이후 공군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국방부도 자세한 원인을 몰랐다고 밝혔다.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은 25일 오후 박춘택(朴春澤)공군참모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호되게 질책하고 측근에게도 “사고진상을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사고 당일 시작된 공군 장성 및 영관급 진급심사와 국정감사를 의식, 상부인 국방부에 일부러 보고를 늦췄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공군은 억울하다는 입장.

공군에 따르면 사고 직후 ‘항공기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 연료에 물이 섞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0일 조장관에게 보고했다는 것.

공군은 이어 지난달 23일부터 감찰감 등 20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사팀이 전투비행단 관계자들이 규정과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음을 밝혀낸 뒤 19일 장관에게 자세한 사고원인과 징계방향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이 사고원인은 물론 축소보고 및 은폐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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