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鄭의원 "文기자 몰라…책임질일 없다"

  • 입력 1999년 10월 27일 23시 48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27일 “내게 ‘언론대책문건’을 건네준 제보자는 ‘이 문건이 여권실세에게 보고됐으며 여권실세는 이를 위(김대중대통령을 지칭한 듯)에게 보고했다. 이러한 보고채널은 상시채널이다’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의원과의 일문일답.

―중앙일보 문일현기자를 아는가.

“문일현이 작가냐, 기자냐. 전혀 모른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문건을 중앙일보 고위간부로부터 받았나.

“아니다. 중앙일보와 아무 관련없는 사람이다. 제보자를 보호하는 것이 도리다. 여권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없다.”

―제보자가 문건을 조작했을 가능성은 없는가.

“제보자는 100% 믿을 만한 사람으로 아주 성실하고 오랫동안 검증됐으며 훌륭한 인품을 갖고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제보자는 특히 (보고라인의) 실세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조사에 응할 것인가.

“제보자를 밝히란 얘기냐. 나는 피의자가 아니다. 이 건과 관련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할 내용이 없다.”

―정의원도 입증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

“국민회의는 내가 문건을 조작했다고 중상모략하다가 느닷 없이 언론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입증책임은 정부와 대통령에게 있다. 문일현기자를 내세웠다면 작성 경위 등도 밝혀야 한다.”

―문기자가 작성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는가.

“아마책임질일이없을것이다.”

―이강래씨가 오늘 정의원을 고소한다는 데, 향후 대응책은….

“소송 요건이 되겠나. 당과 상의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수사결과를 지켜보자. 내가 문건을 추가 공개한다면 복잡해질 것이다. 정국혼란을 원하지 않으나 여당이 계속 졸렬하게 나온다면 특단의 대응책도 강구하겠다.”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는 언제 보고했나.

“국회 대정부질문 십여분 전인 25일 4시45분경 보고했다.”

정의원은 이날 오전 간담회에서는 “작성자는 이강래전수석”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이날 오후에는 “문기자가 초안을 만들었을지 모르나 작성 책임자는 이전수석”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