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의 방북때 김정일(金正日)북한국방위원장이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즐겨마시던 막걸리를 맛보고 싶다”고 관심을 표명하면서 ‘막걸리 전쟁’이 촉발된 것.
막걸리 업체들은 저마다 “박전대통령이 즐겨마시던 막걸리는 우리 제품”이라고 주장하며 김위원장의 술상에 오를 ‘남한 막걸리 1호’의 기회를 잡기 위해 현대를 상대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는 고양막걸리 서울막걸리 이동막걸리 등.
서울막걸리는 자사 제품이 ‘쌀 막걸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에 보낼 막걸리를 공짜로 현대에 제공하겠다는 공문을 지난달초 현대아산에 전달했다. 고양막걸리와 이동막걸리는 박전대통령이 청와대 행사때 이들 막걸리를 주문해 마실 정도로 즐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대측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막걸리 ‘간택’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 관광투자사업부측은 “정명예회장이 다시 북한을 방문하게되는 시기에 맞춰 절차에 따라 막걸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이 다시 김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두 사람이 마주앉아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