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청사에 입주해 있는 외교통상부 통일부 행정자치부 등 정부 부처의 총무과장들은 지난주 회의를 갖고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청사 환경과 보안 때문.
청사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3일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위해 음식을 밖에서 배달시켜 먹을 경우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시로 들락거리는 음식점 배달원들의 신원을 일일이 파악하기도 어렵고 만의 하나 정부기밀유출 등 보안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냄새가 사라지면서 이를 환영하는 공무원들도 많다. 외교부의 한 과장은 “우선 실내공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사 주변 식당들과 야근을 자주 하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다르다. 배달을 주로 하는 식당들은 매출액이 50% 이상 떨어졌다며 울상이다. 한 식당주인은 청사 인터넷 열림방으로 배달을 허용해달라고 간청하며 “이대로라면 식당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불편함을 느끼는 공무원들도 많다. 행자부의 한 사무관은 “일을 하다보면 밥먹으러 나갈 시간이 아까워 배달시켜 먹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야근은 주로 시간에 쫓기는 긴급한 상황에 하게 되는데 꼬박꼬박 밖에 나가 끼니를 해결해야 하니 불편하고 시간도 낭비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