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주인-관할경찰서 간부 '6년 공생'

  • 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3분


불법영업을 일삼아온 인천 라이브Ⅱ 호프집 실소유주 정성갑(鄭成甲·34)씨와 인천 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이성환(李成煥·45)경위는 6년째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94년 7월. 당시 인천 중부경찰서 소년계에서 유해업소 단속업무를 맡고 있던 이씨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다른 경찰관을 찾아온 정씨와 처음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같은 군장교 출신’임을 확인하고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는 것.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장교 출신이 아닌데도 당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실제로 육군 중위로 전역한 뒤 경찰관으로 특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시 정씨가 인천 중구 관내 유흥업소를 맡고 있던 ‘실세’ 이씨를 등에 업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가 인천중부경찰서 관내 유흥업소의 미성년자 출입을 단속하는 소년계에서 일한 기간은 89∼91년, 94∼97년 두차례에 결쳐 6년4개월이나 된다.

인천 중구 인현동 일대 상인들은 “94년 이후 정씨가 꾸준히 업소를 늘리는 등 장사수완을 발휘했다”며 “그때부터 경찰 등 공무원들의 ‘보호’를 받아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97년 5월 정씨가 인천 중구 전동 자신의 집 반지하(30평)를 이씨에게 거저 내주면서 두 사람은 더욱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해 7월 정씨가 ‘라이브Ⅰ 호프집’을 수리할 때는 이씨가 의경 3명을 동원해 주었을 정도였다.

또 정씨의 경리사원을 지낸 A씨는 “이씨가 라이브Ⅱ 호프집 맞은편에 있는 정씨의 라이브유통 사무실에 자주 놀러왔다”며 “두 사람은 ‘우리는 의형제’라고 주위에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박정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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