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검거기회 3번 놓쳤다…檢警 이사사실 체크안해

  • 입력 1999년 11월 4일 19시 20분


자수한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전경감의 도피과정을 조사 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문효남·文孝男)는 3일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중간발표하고 검경 전담추적반이 이전경감 가족의 이사 사실을 체크하지 않아 결정적인 검거기회를 세 번이나 놓쳤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전경감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세 번 이사할 때 가구를 미리 새 집에 옮겨놓고 자신은 이사 전날 밤 먼저 이동해 이웃 주민들의 눈을 피했으며 90년 이후 그가 외부에 출입한 것은 이 세 번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담추적반이 이사직후 이전경감 가족의 이사사실과 연락처 등을 보고한 문서는 있으나 이사 전이나 당일의 상황을 보고한 흔적은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가족의 집을 철저히 수색하지 않았다거나 이사 때 검거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라며 추적반 관계자들을 아직 한명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전경감이 용두동 집에 은거하면서 성경과 침술, 어학 등을 연구해 노트39권 분량의 글을 작성했다고 밝히고 압수된 노트들을 공개했다.

분야별로는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 분야 19권, 성경관련 14권, 침술 4권, 비디오와 컴퓨터 관련 학습서가 1권씩이다.

검찰은 또 이씨가 도피기간 중 동료 경찰관들의 비호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씨와 부인 등 가족 친지 명의의 10여개 계좌에 대해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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