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은 건당 80원씩 받는 안내전화로 하루 평균 1억원 이상을 벌고 있지만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안내’환불 홍보안해▼
114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잘못된 전화번호를 안내받았을 때 무료로 다시 안내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객들이 거의 모르고 있다는 점. 이때문에 고객은 요금을 추가로 부담하면서 다시 전화를 걸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이를 항의할 수 있는 통로도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114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안내원의 식별번호를 고객에게 알려주고 있지만 잘못된 안내를 항의하기 위해 그 안내원과 다시 통화하려고 하면 시스템 미비로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
한국통신은 잘못 안내했을 경우 무료전화인 080―2580―114번을 통해 다시 번호를 알려주고 고객의 항의를 접수하고 있지만 이 번호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이 번호로 잘못된 안내를 받았다고 항의하면 다음달 전화요금에서 80원을 공제받거나 전화국에 찾아가서 80원을 환불받아야 한다.
그러나 80원을 돌려받기 위해 전화국까지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 잘못된 안내로 인한 요금 부담은 대부분 고객이 떠안게 된다.
▼'1' '2' 발음 잘 구별안돼▼
전화번호 안내 요금이 통화당 80원이 아니라 건당 80원인 점도 문제 .예를 들어 2개의 전화번호를 안내받으면 통화시간은 30초 정도에 불과한데도 160원의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기계음성으로 안내하면서 ‘1’과 ‘2’의 발음이 잘 구별이 되지 않는 문제도 계속 지적돼 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통신측은 ‘1’과 ‘2’를 ‘하나’‘둘’로 발음하는 방법에 대해 검토했으나 한글 발음 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年수입 405억…서비스 뒷전▼
114 안내는 현재 4600여명의 교환원이 하루 260만여통의 문의전화를 처리하고 있으며 한국통신은 114 안내로 97년 395억원, 지난해 405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영업수익은 서비스 개선에 쓰이기 보다는 인건비 건물유지비 시설유지비용 등으로 사용돼 97년 2117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 223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적자가 누적되는 실정.
올해 한국통신이 한나라당 조웅규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14안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7년 62.95점, 지난해 67.50점에 불과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