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화재 수사]정성갑씨 공무원에 상납 확인

  • 입력 1999년 11월 4일 23시 09분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를 수사중인 인천경찰청은 자수한 ‘라이브Ⅱ 호프집’ 실제 소유주인 정성갑(鄭成甲·34)씨가 경찰과 시청 구청 등의 직원들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상납액수와 돈의 성격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자신의 비밀장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금품거래가 있었던 공무원 이름을 진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구체적인 액수 등을 추궁중”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조사과정에서 이미 구속된 인천 중부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이성환(李成煥·45)경위 등 2명 외에 인천시청 공무원 1명과 중구청 2명, 경찰관 4명 등 공무원 7명에게도 정기적으로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정씨 사무실에서 압수한 장부에서 경찰관 10여명의 전화연락처가 나옴에 따라 5일중 이들을 모두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이날 정씨가 운영해온 호프집 노래방 등 8개 업소에서 압수한 경리장부도 공개했다.

한편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달 30일 화재사고 직후 달아났다 이틀 뒤인 11월1일 다시 인천에 나타나 부인으로부터 도피자금 등을 건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씨는 불이 난 건물에서 500m도 안되는 곳에서 부인을 만난 것으로 드러나 초기 경찰 수사에 허점이많았다는지적을 받고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이날 인천 중부경찰서장 박윤주(朴玧洲)총경을 직위해제하고 후임에 박용성(朴庸誠)경찰대학 교무과장을 임명했다. 또 인천 중부소방서 김명환(金明煥)서장을 직위해제토록 인천시에 권고했다.

〈인천〓박희제·박정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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