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92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관련부처 장관이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에 익산을 포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드디어 김영삼 정부는 93년 6월 국무회의를 거쳐 충남 부여 공주와 전북 익산이 포함되는 백제권 문화 사업 지역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김대중정부에 들어와 추진되는 사업을 살펴보면 백제문화권 50개 사업 2조8224억원 가운데 충남지역 사업은 공주문화관광단지 등 38개 사업 2조1434억원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호남지역 익산은 고작 12개사업 6612억원이 투자될 예정이고 그것마저도 지난해까지 투자된 사업비는 555억원으로 전체 8.3%에 불과하다. 그나마 투자한 예산마저 단순한 교통기반시설 3건, 문화유적 정비 5건, 관광휴양시설 3건 등으로 개발계획의 형평성에도 어긋남은 물론이고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은 졸속사업으로 2005년 완공계획도 이행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부터라도 관광도로 교통 기반시설 투자계획을 형평에 맞게 재편성해야 한다. 지금처럼 충남 일원에 편중된 개발계획으로는 민간자본을 유치하기도 어려워 이대로 가다가는 백제문화권 개발계획이 반쪽짜리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백제 문화권은 그동안 신라 문화권 개발에 밀리다가 이제 겨우 삽질을 시작하는 마당에 이마저도 불균형한 예산집행으로 지역간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된다. 백제문화를 재정립하고 서해안시대 관광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백제문화권 개발 계획을 더 늦기 전에 다시 검토해 균형잡힌 예산지원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종완(익산 백제문화관광사업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