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장악 무관 판명"
○…여야는 이날 그동안의 ‘언론대책문건’ 파문을 새삼스럽게 돌이켜보면서 문기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뒤쫓는 모습이었다. 청와대나 국민회의는 문기자의 입에서 문제의 문건이 현 정권의 ‘언론장악음모’와 무관하다는 증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고 문건을 폭로한 한나라당은 행여 여권과 검찰이 이미 문기자와 ‘짜맞추기’를 끝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흑색선전 규명"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문기자가 귀국했으니 이번 사건의 진상이 조기에 규명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면서 “그가 검찰조사를 받으면 이번 사건이 ‘언론장악’이라든지 하는 것과는 무관한 일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낙관했다.또 한나라당이 문기자와의 전화통화 내역을 들이대며 ‘문일현 커넥션’이라고 몰아붙였던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박금옥(朴琴玉)총무비서관, 고재방(高在邦)기획조정비서관, 고도원(高道源)연설담당비서관 등 청와대 일부 비서관들은 “문기자가 들어왔으니 한나라당의 주장이 얼마나 유치한 흑색선전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역공자세를 보였다.
○…국민회의는 가급적 당 차원의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는 모습. 그러나 이종찬부총재측은 문기자가 이부총재의 이른바 ‘녹취록’ 발언이나 ‘제3의 인물’ 발언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돌자 검찰조사 추이를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부총재측의 이런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크게 놀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野 "귀국前 입맞췄을 것"
○…한나라당은 문기자의 이날 귀국이 ‘언론대책문건’ 사건 수습을 위한 여권의 사전 ‘짜맞추기’ 각본에 의한 것으로 단정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문기자가 3일 하루에만 검찰출신인 주중대사관의 구본민(具本敏)법무협력관과 무려 11차례나 통화한 사실에 비춰 귀국을 앞두고 사전에 검찰 수사방향에 대해 입을 맞췄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창혁·정연욱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