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특별검사와 시민단체가 너무 큰 상처를 입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채 특별검사 수사가 끝나고 수사결과도 기대에 못미칠 경우 특별검사 무용론의 구실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다.
현재 이탈을 주도한 김형태(金亨泰)특별검사보 등은 이탈 당시의 입장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상태. 김특검보는 당초 요구사항으로 내건 4개항중 일부에 대해서는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의 재량에 맡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강특검의 처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특검의 입장은 단호하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특검은 김특검보 등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공정한 수사를 약속하라는 것 자체가 나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나를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하고 함께 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 차이는 이 사태의 이면에 재야와 제도권의 뿌리깊은 불신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야 쪽은 “검찰을 수사하는데 검찰 또는 검찰출신 인사들이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강 특검은 “이번 수사의 목표는 검찰전체를 무너뜨리자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일부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검찰과 검사들의 협조를 구할 수도 있다”는 입장.
그러나 극적으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변협은 8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김창국(金昌國)회장 등 회장단이 한번 더 나서 중재를 시도하기로 결의했다. 또 이날 강특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경 방침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강특검에게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는 선으로 입장을 다소 완화했다. 타협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또 강특검도 수사결과 못지 않게 수사과정과 절차도 중요하다는 의사를 거듭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형·신석호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