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간부 12일 소환…文件작성 관련여부 조사

  • 입력 1999년 11월 11일 19시 50분


언론대책 문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권재진·權在珍)는 중앙일보 간부 문모씨를 12일 소환, 문일현(文日鉉)기자의 언론 문건 작성 과정에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정상명(鄭相明)서울지검 2차장은 “문기자를 조사한 결과 간부 문씨를 상대로 확인할 사항이 생겨 참고인으로 소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문씨를 상대로 △문기자가 문건을 작성하기전 전화 통화를 했는지 △했다면 왜 통화했는지 △통화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문기자는 검찰에서 “문건을 작성하기 전 고교와 대학선배인 문씨에게 전화를 걸어 국내정세 등을 물어본 적은 있으나 문건작성을 상의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차장검사는 “문기자가 컴퓨터하드디스크를 통째로 교체한 것이 ‘타인의 사건’(이 사건으로 제기된 고소고발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증거인멸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되지만 그렇게 하게 된 행위의 태양(態樣) 등을 고려해 죄를 물을 수 있는지 좀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변조하거나 위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를 5년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문기자를 상대로 사라진 사신(私信)의 내용 등을 추궁하는 한편 노트북컴퓨터 하드디스크의 행방과 하드디스크 교체과정에 제3자가 개입했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SK상사측에서 넘겨받은 문기자의 국제전화 통화내역을 정밀 분석했으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국회폭로가 있기 전인 10월20일까지의 자료여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한편 정차장은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의 재소환과 문기자와의 대질신문 여부에 대해 “11일 하루 동안 문기자를 더 조사한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차장은 “문기자가 문건 작성 동기에 대해 전과 같은 진술을 하고 있으며 제4의 인물에 대해서는 나온 이야기가 없다”고 공식 확인,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알려진 관련자외에 추가 소환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부형권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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