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시중에 유통되는 두부의 82%에 유전자변형 콩이 함유돼 있다고 발표한 뒤 “시판 두부를 먹어도 되느냐”는 소비자들의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전자변형(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전자변형 식품은 농작물로 재배하면서 안전성이 입증된 품목만 식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유전자변형 기술은 73년 다른 종류의 유전자를 미생물에 도입하면서 시작됐고 안전한 기술로 평가받았다. 현재는 미생물 식물 및 동물 품종개량에도 널리 쓰인다. 이런 방법의 품종개량을 통해 유전자변형 농작물이 개발된 것이다.
종래의 품종개량은 주로 같은 품종간의 유전자를 교환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개체의 유전자를 조합해 유용한 성질의 품종을 만든다. 미국에선 유전자변형 토마토가 94년 처음 상품화됐다. 유전자변형 토마토는 빨간색일 때 수확해도 물렁해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40여종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변형 식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안전성 평가를 위해 성분검사로 영양성분 차이는 물론 독성물질과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생성되는지 검사한다. 동물에게 먹여 사료 섭취량, 체중변화, 조직이상, 배설물 검사를 통한 생체 내 기능이상 유무도 확인한다. 기존 성분에 변화가 없어야 유전자변형 식품으로 쓸 수 있다.
환경단체 등은 10년, 20년 뒤의 문제발생가능성을제기한다. 그러나 어떤 천연식품도 100% 안전한 것은 없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 자연독(毒)이 함유된 것이 있지만 경험적 식습관을 통해 독을 제거한다.
유전자변형 식품의 안전성이 식습관으로 평가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과학의 힘을 빌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과학지식이나 기술을 토대로 잠재적 위험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식약청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가공식품에 유전자변형 식품의 함유 여부를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창민<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미생물과장>
▼반대▼
“유전자변형 콩은 미국에서 안전하다며 수출하니까 당연히 안전한 것 아닙니까.”
한국의 식품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들이 이런 말로 안심하라고 한다. 최근에는 두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권하는 좋은 식품이므로 많이 먹으라는 말까지 한다.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것은 FDA도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한 유전자변형 농작물을 식품 재료로 쓰지 말라는 것이지 두부를 먹지 말자는 게 아니다. FDA는 식품 약품과 관련한 미국인의 생명안전을 다룬다. 자국민의 체질과 자국의 환경 조건을 따져 문제를 면밀히 살피는 미국 기관이다. FDA가 그동안 연구 결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FDA도 치명적인 실수를 한 사례가 많다. 안전평가를 내려 광범위하게 사용됐던 호르몬 제재를 복용한 여성이 낳은 딸이 장성한 뒤 난소암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FDA도 당시 과학기술로 안전성을 평가했지만 한 세대 뒤의 결과까지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인종간에도 체질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실험 결과를 검증 없이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유전자변형 기술은 다른 생물의 이질 유전자를 강제로 삽입시키는 것으로 생물학적 표현으로 ‘돌연변이 양산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거의 환경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열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환경전문가들은 유전자변형 식품이 지금 당장 인류나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속단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경고한다. 특정 해충만 죽이도록 유전자가 변형된 옥수수를 먹은 일반 곤충이 몰살됐다는 미국 코넬대의 연구에서 보듯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유명한 곡물기업 AMD도 미국 농민에게 유전자변형 작물을 심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고 농민들도 판로 위축을 우려해 재배를 꺼린다.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
박병상<생명안전윤리 연대모임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