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제1도시' 급팽창 성남 집단민원 몸살

  • 입력 1999년 11월 12일 19시 46분


‘판교신도시 개발, 서울공항의 고도제한, 백궁역 일대 용도변경, 군부대 이전, 판교톨게이트 통행료 납부 거부….’

◆인구 93만명… 수원 제처

90년대 중반 들어 수원을 제치고 인구(93만명) 기준으로 경기도 제1의 도시로 급팽창한 성남시가 최근 갖가지 집단 민원 때문에몸살을 앓고있다.

도시 전문가들은 성남시에 이처럼 난제들이 쌓이는 것은 성남시가 수년간 팽창일변도 정책을 추진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백궁역 일대 개발〓성남시는 최근 분당신도시 정자동 백궁역 일대 11만평의 업무용 토지를 주상복합지역으로 용도를 바꿔 77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10년 이상 방치돼온 이 지역을 개발해 세수입을 늘리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신도시 상주인구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경우 도로 상하수도 녹지의 부족 등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백궁역 개발등 곳곳 충돌

▽판교신도시 개발〓성남시는 최근 판교 일대 120만평을 7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원형 주거단지로 개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와 건설교통부는 판교 개발 계획을 강력히 반대하고있다.이지역이 개발되면 수도권 일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단위 녹지가 사라진다는 것이 반대이유.

▽서울공항 고도제한〓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개나리연립에 사는 주부 김모씨(36)는 지은 지 20년 된 연립주택을 다시 지어야 할 때가 됐지만 재개발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 지역이 성남 서울공항의 고도제한지구로 묶여 4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고도제한에 걸려 있는 지역은 성남시 전체면적의 59%나 된다. 가구수로는 전체의 64%인 19만4000여가구.

‘성남 시민의 모임’ 집행위원장인 이재명(李在明)변호사는 “고도제한 구역내에 해발 193m의 영장산이 있는데도 건물을 지역에 따라 해발 73m 또는 179m 이상 지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김창석(金昌碩)교수는 “수도권 도시가 급속히 팽창하다 보면 여러 집단민원이 야기될 수밖에 없지만 성남시의 경우 특히 70년대 초 개발된 구시가지와 90년대 개발된 분당신도시가 혼재돼 있어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신-구시가지 균형개발 필요

경기개발연구원 이상대(李相大)박사는 “신시가지 일대는 안정화 정책을 택하고 구시가지는 단계적인 재개발을 통해 도시의 내실과 지역간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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