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옷 로비 의혹’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해도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총수의 부인인 연씨가 설마 범법행위를 했겠느냐. 다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항간에선 옷로비의혹 사건의 핵심관련자를 놓고 별의별 소문이 다돌았다.
‘누구는 1년에 고급의상을 수천만원어치 산다더라’ ‘밍크코트 한벌값이 1000만∼2000만원이 아니라 1억원이라더라’ 등등.
당시 연씨는 ‘억울한 누명을 벗겠다’며 이형자(李馨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여론의 온갖 비판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로비의 실체없는 해프닝’이라는 수사결과로 연씨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검찰은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배정숙(裵貞淑)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때까지 연씨에 대한 비난은 ‘고관대작 부인이 나라가 어려울 때 고급의상실이나 순례하며 다녔다’는 그야말로 도덕적인 것이었다.
8월 국회청문회가 열렸고 연씨는 검찰수사 발표문에 충실한 답변을 했다.
그러나 특별검사에 의해 연씨는 끝내 거짓말의 꼬리가 잡히고 말았다.
특검팀이 18일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연씨는 △코트 배달 날짜 △돌려준 날짜 △나나부티크에서 산 옷값 △코트배달시 자가용 이용 등과 관련, 4차례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씨는 청문회 전 정일순(鄭日順)씨에게 전화를 걸어 “코트 배달일을 12월26일로 해달라”며 위증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만약 연씨가 불순한 의도로 ‘문제의 코트’를 20일 넘게 가지고 있었다면 더 큰 혐의를 받게 된다.
연씨가 이 법망을 비켜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