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 예산 '의정동우회'에 펑펑

  • 입력 1999년 11월 19일 20시 15분


전국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들이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전현직 광역의회 의원들의 친목단체인 ‘의정동우회’에 대한 보조금을 올해보다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치단체가 최근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의정동우회가 없거나 운영이 중단된 대전 광주를 제외한 14개 자치단체가 내년에 의정동우회에 보조할 예산은 총 6억원으로 올해(총 4억원)보다 50% 늘어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4000만원에서 내년에는 6000만원으로 의정동우회 보조금을 늘렸고 전북도는 올해 5300만원에서 내년 7300만원으로 증액 편성했다.

또 대구시는 올해 보조를 중단했다가 내년 예산에 2540만원을 편성했고 경남도는 올해 1700만원에서 내년에는 2000만원으로 늘렸다.

이밖에 올해 1억2000만원을 보조했던 서울시는 의정동우회 여직원 인건비 명목으로 1000만원이 증가한 1억3000만원을 편성했다.

더군다나 당초 각 지역 의정동우회가 요구했던 내년도 보조금은 대구 5000만원, 경남 5400만원 등으로 각 자치단체가 편성한 예산안 보다 훨씬 많은 액수여서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보조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의정동우회는 대부분 95년을 전후해 결성됐으며 서울 인천 경남 경북의 경우 별도의 사무실과 상근직원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동우회의 활동은 연간 1,2차례의 친목회와 세미나 개최 정도다. 경남도 관계자는 “예산심의를 하는 지방의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보조금을 줄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전현직 의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한 단체에 주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보조금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방자치부〉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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