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순씨 영장 재청구 방침… 날짜조작 3者개입 조사

  • 입력 1999년 11월 20일 00시 40분


옷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19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를 다시 소환해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 옷값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한 혐의와 라스포사 매출장부를 조작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쳐 내주 초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정씨가 16일 영장실질 심사 때 법정에서 “검찰관계자가 ‘나라가 어지러워지니 옷배달 시점을 지난해 12월26일로 하자’고 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문제의 검찰관계자가 누구인지를 조사했다.

또 정씨가 올해 1월 사직동팀 조사 직전 “이상한 조짐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팩스를 받고 매출 장부를 조작한 것과 관련, 이 팩스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정씨는 이날 오전 출두를 거부하다 오후 2시반경 휠체어를 탄 채 여동생과 함께 출두해 조사를 받고 7시간만인 오후 9시반경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관련자들이 청문회를 앞두고 라스포사를 방문한 일자와 호피무늬 반코트 배달일자에 대해 거짓증언을 하기로 협의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위증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연정희(延貞姬)씨와 배정숙(裵貞淑)씨 등 관련자를 내주 초 다시 소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연씨가 나나부티크에서 니트코트를 250만원에 흥정해 샀다고 했으나 조사결과 5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고 반코트 배달일도 거짓 증언하는 등 연씨와 정씨가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며 이들을 위증혐의로 고발해달라고 국회 법사위에 요청했다.

◆'보고서' 조사결과 20일 발표

최특검은 청와대가 “사직동팀이 만들지도 않은 보고서가 입수됐다고 발표한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20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사직동팀 최초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의 작성 과정과 이 문건이 배씨측에 전달된 경위에 대한 특검팀의 조사결과와 입장 등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지검은 정씨 부부가 특별검사법상 수사비밀보호규정 위반 혐의로 최특검을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 조정환(曺正煥)부부장 검사에게 배당했다.

〈신석호·김승련·선대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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