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延씨 '내사추정문건' 입수경위 초점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측이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을 사직동팀 내사직후인 1월 말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로부터 전달받았다고 공개함에 따라 연씨가 이 문건을 입수한 경위에 특검의 수사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배씨측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권력기관의 옷로비사건 은폐 및 조작시비가 거세게 제기되는 등 파문이 정치권 등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연씨의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변호사는 이날 서울지검 기자실을 방문, “특검의 수사가 있기도 전에 당사자들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연씨는 특검 앞에서 모든 것을 사실 그대로 밝힐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임변호사는 배씨 주장의 진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당사자중 한사람인 이은혜(李恩惠)씨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배씨측 주장이 맞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특검팀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배씨의 변호인인 박태범(朴泰範)변호사는 22일 배씨와 함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에 출두하면서 ‘유언비어 조사상황’이라는 제목이 적힌 A4용지 12쪽짜리 문건을 공개하고 “이 문건은 배씨가 1월21일 서울 안국동 한국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연씨가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의 부인 이은혜씨와 함께 찾아와 건네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은 ‘조사과 첩보’라는 제목이 붙은 1월14일자 4장과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라는 제목의 1월18일자 2장, ‘유언비어 조사상황’이란 제목의 1월19일자 6장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사건을 둘러싼 소문과 연씨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조사상황’ 문건은 연씨가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를 외상으로 구입했으며 반코트를 반환한 날짜도 1월8일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의상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변호인인 윤전(尹銓)변호사는 “연씨는 호피무늬 반코트를 외상으로 구입하기로 하고 가져갔다”며 반코트가 자신도 모르게 배달됐다는 연씨 주장 및 검찰 수사결과와 상반된 증언을 했다.

〈이수형·신석호·선대인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