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의 이런 ‘고백’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대목에선 김씨 자신이, 아니면 상대방이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분명해지고 있다.
▼"아내內査 몰랐다"불구 1월18일 첩보통해 알아▼
먼저 연정희(延貞姬)씨가 사직동팀의 조사를 받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부분. 그는 “오해를 살 것 같아 아무말도 못했다.(조사받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직동팀을 지휘하고 있는 박주선(朴柱宣)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이날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
박비서관은 “1월18일 연씨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데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욕을 하면서 ‘무엇때문에 조사하는지 짐작이 가는데 그런 첩보는 나도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사직동팀 조서를 검토해봤더니 연씨가 배정숙(裵貞淑)씨에게 ‘내가 라스포사에서 옷 사고 그 옷값을 이형자(李馨子)씨에게 내달라고 했다고 얘기하고 다녔느냐’고 따진 것은 1월8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목 역시 “1월20일경 ‘문제의 문건’을 내던지며 꾸짖었더니 아내가 그 분들(배씨 등)에게 당연히 따지게 되지 않았나 짐작한다”는 김전장관의 말과 어긋난다.
둘 중 한 사람이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의 모피코트’에 대한 설명도 앞뒤가 안맞는다.
▼"옷은 잘못 배달…" 곧이어 "외상구입할 생각 했다"▼
김전장관은 “옷은 잘못 배달됐지만 그후 사고자하는 생각이 들어 오래 가지고 있었던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아내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서 “경제난으로 고통받은 시기에 수백만원이나 되는 밍크코트를 외상으로 구입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잘못 배달된 옷을 나중에 사려고 생각한 것’도 ‘외상 구입’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그 차이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김전장관은 “아내가 내 앞날에 대한 걱정과 질책을 두려워해 사실을 감추려고 계속 거짓말까지 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지워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추려한 ‘사실’은 무엇이고 어떤 ‘거짓말’을 했으며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문건의 출처와 관련해 누가 줬는지 기억이 없다고 하면서 청와대와 사직동팀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나선 대목도 뭔가 숨기고 있다는 낌새를 진하게 풍기고 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