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측은 옷로비의혹을 최초로 내사한 기관이 사직동팀이고 김전장관과 박비서관의 특별한 인간관계, 특검이 독자적으로 수집한 정황증거 등을 바탕으로 사직동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김전장관은 24일 옷로비의혹사건 특검 사무실에 나와 “부인에게 건네준 문건은 청와대나 사직동팀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검찰내부에도 별로 없다.
김전장관이 기자들에게 “검찰 조직에서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문건의 출처를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의 말대로 청와대도 아니고 사직동팀과 검찰도 아니라면 결국 경찰과 국가정보원이란 얘기가 되는데 이들 기관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법조계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 후배인 김전장관과 박비서관의 관계가 김전장관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각별했기 때문에 문건의 출처도 두 사람의 관계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박비서관은 이날 “조사과 자체조사 결과 그런 문건을 만든 적이 없다고 보고받았으며 내가 그런 문건 본 적도 전달해준 적도 없다”며 문건의 출처로 지목된 데 대해 극구 부인했다.
박비서관은 문건 출처에 관한 해명을 김전장관에게 권유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그러나 “김전장관을 내세워 문건의 출처를 해명하도록 한 것이 결국 의혹을 더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오히려 사직동팀으로 출처가 조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비서관의 25일 발언도 ‘내가 아니다’는 동어반복적 해명에 불과하고 ‘합리적인 설명’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검사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김전장관이나 박비서관이 지금이라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하지 않으면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의 하나 박비서관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