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내용]서울시장 月평균 1367만원 식사비 지출

  • 입력 1999년 11월 25일 19시 49분


고건(高建)서울시장이 16개월간 사용한 판공비 4억9335만원은 크게 나눠 절반은 각종 성금으로, 나머지는 대부분 식사비로 지출됐다.

식사비로 분류할 수 있는 항목은 외부인사와의 간담회 비용 1억6920만원, 내부 직원과의 간담회비용 4958만원 등 총 2억1878만원. 매월 시장 봉급(월 400만원 가량)의 4배가 넘는 평균 1367만원의 식사비를 판공비로 지출한 셈이다.

331회에 걸쳐 열린 외부인사와의 간담회는 1회에 평균 51만원, 내부 직원과의 간담회(156회) 때는 한차례에 평균 31만원을 식사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시장이 평균 얼마짜리 식사를 제공했는지는 지출명세표의 구체적인 참석인원이 공개되지 않아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고시장의 매월 판공비 지출명세서를 분석해보면 대체로 △참석인원이 수십명인 점심식사 때는 1인당 2만∼3만원 △외부 주요인사와의 식사 때는 1인당 6만원 이상 든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10월 27일의 지출명세서를 보면 시청의 한 과 직원 50여명과 회식을 하고 지출한 돈은 146만원이었다.

11월 25일 점심 때 한 민관합동단체 발족식 참석자들과 가진 오찬(120명 참석)에서는 320만원 가량이 지출됐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장 공관 초청 만찬의 경우 호텔에서 음식을 주문해오는 데 가장 싸게 해도 1인당 6만원꼴로 경비가 든다”고 설명했다.

식사비 외에 고시장은 전체 판공비 사용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2억4583만원을 각종 성금 위로금 등으로 냈다. 순직직원 가족 위로금(4명 260만원), 결식아동후원금, 동사무소 파출소직원 환경미화원 격려금 등 고시장 명의로 낸 성금 격려금이 사실은 시민이 낸 세금에서 나간 것이다.

고시장의 판공비 내용에 대해 시민 김대현씨(45)는 “의전상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시민 세금으로 먹고 마시는데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고 음식도 지나치게 값비싼 것을 대접하고 다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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