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용한 약물과 문건의 체제가 정확하게 일치하거나 닮았다.
예를 들면 사직동팀의 1차보고서격인 ‘사직동문건’에 사용된 약물 【 】은 ‘최후보고서’에도 똑같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일반문건에선 사용되지 않는 특이한 형태의 약물이 두 문건에서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조사한 사실 등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는 일종의 각주(脚註) 형태로 두 문건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 PC의 워드프로세서에는 없는 약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뿐만 아니라 의상실 라스포사라는 명칭이 두 문건 모두에 ‘라스포’라고 잘못 기재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라 스포사(la sposa)는 이탈리아말로 신부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라스포사의 끝자인 사를 문건 작성자가 회사를 의미하는 사(社)로 잘못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두 보고서는 모두 제목을 ‘流言蜚語調査狀況’, ‘檢察總長 婦人關聯 非違諜報 內査結果’라고 한자로 기록하는 등 문건의 문체가 똑같고 작성 형식도 아주 유사하다.
두 문건에는 다른 점도 일부 있다. 1차보고서의 활자크기가 최후보고서에 사용된 활자보다 크다. 물론 두 문건의 동일성을 의심할 만한 사안은 아니고 지엽적인 부분들이다.
또 1차보고서는 누군가가 적어 넣은 ‘조사과첩보’(99.1.14)라는 글씨 아래 △앙드레김 의상실 관련 △라스포 의상실 관련부분 등을 담은 문건과 ‘檢察總長 婦人關聯 流言蜚語’(99.1.18), ‘流言蜚語 調査狀況’(99.1.19) 등 3건의 문건으로 이뤄져 있다.
‘조사과첩보’라는 글씨가 적힌 문건은 단락을 구분할 때 □ o 순서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1차보고서의 3문건 중 제목이 한자(漢字)로 된 2개의 문건과 최후보고서는 약물이나 문건의 체제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문건의 후반부에서 신동아측이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을 통해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접근하려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영부인님’이라는 호칭을 4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두 문건이 청와대의 지휘를 받는 사직동팀에서 작성돼 유출된 것임을 드러내는 유력한 정황이다.
〈최영훈·정위용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