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당시 김태정총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왕래가 잦았다. 그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당시 최회장은 외화밀반출 혐의로 구속된 상태. 따라서 검찰을 상대로 로비할 일은 없었다.
A씨는 2월말 어느날 김총장의 집무실로 찾아가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 구치소에 수감중인 최회장의 안부를 물었다. 곧이어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연루된 옷 로비 의혹 사건 등에 대해 얘기했다.
이 과정에서 김총장은 사직동팀 조사로 자신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 대한 오해가 해명됐다며 문제의 문건 등을 보여줬다. 김총장이 건네준 문건에는 의상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김총장에게 보낸 편지도 들어있었다고 A씨는 밝혔다.
김총장은 대화 도중 다른 손님이 찾아와 잠시 자리를 비웠으며 문건내용을 다 읽어본 A씨는 그 사이 참고가 되겠다 싶어 잠깐 밖으로 갖고 나와 문건을 한부 복사했다.
그는 25일 기자와 만나 “당시 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아는 옷 로비 사건의 실체와 너무 달랐다. 연정희씨는 아무 관련이 없고 이형자씨가 일방적으로 로비를 시도하다 실패한 자작극으로 몰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건입수 후 이 사실을 안 박주선(朴柱宣)대통령법무비서관이 “문건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일도 있다고 A씨는 털어놨다.
그는 김총장과의 개인적인 친분과 관계 때문에 공개를 무척 망설였다고 한다.
A씨는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이 은폐되고 거짓말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공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24일 김전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너무나 뻔한 사실을 왜곡 축소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최종 결심을 굳혔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