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한진탈세 ＂당초 방침대로 세금 추징＂

검찰의 한진그룹 수사결과 발표 후 국세청은 당초 방침대로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밝힌 반면 한진측은 혐의중 상당부분이 벗겨져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세청

대한항공의 외화유출행위가 외환관리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검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탈세금액을 그대로 추징키로 했다.

국세청이 지난달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에 추징한 세액은 4197억원. 국세청은 이가운데 673억원만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나머지 3524억원은 단순탈세로 고발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항공기를 구입하면서 미국의 엔진제작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가운데 1억8400만달러를 해외현지법인(KALF)에 이전한 것이 외환관리법 위반이 아니라는 검찰의 판단.

국세청은 이에 대해 “리베이트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탈세행위에는 해당된다”고 밝혔다.

중고항공기 저가 매각에 대해서도 검찰은 중고항공기 시장 공급과잉으로 불가피했다고 판단한 반면 국세청은 “현행 세법상 자산을 시가의 70% 이하로 매각하면 탈세행위로 간주한다”고 해명했다.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혐의 사실이 상당부분 축소된데 대해 “예상했지만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일랜드 현지법인인 KALF는 유럽지역 예약망을 통합 관리하는 중추 기능을 담당한다”며 “수사결과 KALF의 누명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진측은 조양호(趙亮鎬)회장이 구속기소됨에 따라 대외신인도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은 이같은 우려 탓인지 검찰 수사발표에 대한 공식 반응을 극도로 자제했다.

그러나 임직원들은 국세청이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4200억원을 추징키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