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후 열차가 막 건널목에 다다른 순간, 한 할머니가 철로에 한발을 들여놓았고 그와 거의 동시에 한 남자가 할머니를 안고 나뒹굴었다. 다행히 열차는 두사람의 옷자락을 스치며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몸을 던져 할머니의 목숨을 구한 사람은 철도건널목 안내원 최선원(崔善元·52·강릉시 기능직9급)씨. 할머니는 철도건널목 인근에 사는 안모씨(90)로 귀가 어두워 당시 최씨의 호루라기 소리를 듣지 못하고 건널목을 건너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건널목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박승호(朴勝鎬·43)씨가 당시 상황을 적은 편지를 26일 강릉시장 앞으로 보내옴으로써 뒤늦게 알려졌다.
박씨는 “아무리 근무중이라고 하지만 달려오는 열차앞으로 몸을 던진 공무원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편지를 냈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75년부터 줄곧 철로건널목 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할머니를 보고 나도 모르게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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