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입찰비리]공공공사 심사때 돈받고 점수올려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형 공사의 입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입찰참가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심사 점수를 높여줘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해준 대학교수 46명과 이들에게 돈을 준 15개 건설업체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이귀남·李貴男)는 28일 공공기관 발주공사의 설계심의와 관련해 입찰 참가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점수를 높여준 대학교수 46명을 적발해 금품수수 액수가 5400만∼3400만원인 K대 C교수와 H대 S교수, 또다른 K대 S교수 등 3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수사초기 모두 구속됐으나 법원에서 구속적부심과 보석을 통해 풀려났다.

검찰은 또 금품수수 액수가 3000만∼1100만원인 S대 K교수 등 22명은 불구속입건했으며 수수액이 500만원 이하인 교수 21명은 명단을 건설교통부에 통보하고 이들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15개 건설업체 중 형진건설 이평구이사 등 3개 업체 관련자 3명을 배임증재 등 혐의로 불구속입건했으며 나머지 12개 업체는 액수가 적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교수 등 3명은 95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형진건설 등으로부터 정부공사 설계심사 때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5400만원과 3600만원, 34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30억원 이상의 정부공사는 일괄입찰(턴키베이스)로 발주돼 설계 및 시공경험을 토대로 점수를 매겨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데 이들 공대 교수들은 심사위원의 주관이 개입하기 쉬운 설계심사에서 돈을 준 업체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공사를 따내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들 교수에게 집중적으로 로비를 한 형진건설은 95년 이후 7차례의 일괄 입찰에 참가해 설계심사에서 6차례나 1위를 차지해 공사를 따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검찰은 아파트 건설공사와 관련해 잘 봐주는 대가로 형진건설로부터 2000만원씩 받은 혐의로 안우근 전 성남시 공영개발사업단 시설계장 등 전직 성남시청 공무원 2명을 구속기소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