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회장 횡령자금 1868억 어디로 갔나?

  • 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이 정치권 검찰 등에 전방위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일고있는 가운데 최회장이 횡령한 자금과 해외로 빼돌린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특히 3월 대한생명 특별검사를 벌였던 금융감독원측은 검찰 수사에서 최씨가 횡령한 금액에 대한 사용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밝혀낸 최씨의 횡령자금은 2053억원으로 이 중 185억원은 회사에 다시 입금했으나 나머지 1868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40억원이 세금대납에 쓰여졌고 18억원은 접대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당시 금감원은 파악했을 뿐이다.

최회장 횡령금액의 사용처는 검찰에 가서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90년부터 98년 5월까지 공금 880억3000만원을 횡령한 사실만 인정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5월 홍두표(洪斗杓)전 KBS사장 등 3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이 최씨의 모든 계좌를 추적했다면 추가적인 사용처를 밝힐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수면 아래로 사라져 당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회장은 이와 관련해 5월 공판에서 “대한생명으로부터 횡령한 800여억원중 사용처를 밝힐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진술해 비자금 조성사실을 시사한 바 있다.

또 97년 해외로 빼돌린 1억6500만달러 중 국내로 다시 들여오지 않은 6500만달러(780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검찰 어디서도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대한생명 해외입찰 때 최회장이 해외자금을 끌어와 입찰에 참가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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