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3월 대한생명 특별검사를 벌였던 금융감독원측은 검찰 수사에서 최씨가 횡령한 금액에 대한 사용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밝혀낸 최씨의 횡령자금은 2053억원으로 이 중 185억원은 회사에 다시 입금했으나 나머지 1868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40억원이 세금대납에 쓰여졌고 18억원은 접대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당시 금감원은 파악했을 뿐이다.
최회장 횡령금액의 사용처는 검찰에 가서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90년부터 98년 5월까지 공금 880억3000만원을 횡령한 사실만 인정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5월 홍두표(洪斗杓)전 KBS사장 등 3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이 최씨의 모든 계좌를 추적했다면 추가적인 사용처를 밝힐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수면 아래로 사라져 당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회장은 이와 관련해 5월 공판에서 “대한생명으로부터 횡령한 800여억원중 사용처를 밝힐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진술해 비자금 조성사실을 시사한 바 있다.
또 97년 해외로 빼돌린 1억6500만달러 중 국내로 다시 들여오지 않은 6500만달러(780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금감원과 검찰 어디서도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대한생명 해외입찰 때 최회장이 해외자금을 끌어와 입찰에 참가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