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특검-검찰, 사직동팀에 '양동작전'

  • 입력 1999년 12월 1일 19시 19분


옷 로비 의혹사건의 진상을 초기부터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사직동팀에 대한 특검과 검찰의 양동작전(陽動作戰)이 시작됐다.

사직동 팀장인 최광식(崔光植)경찰청 조사과장은 1일 오전 10시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 사무실에 자진 출두했다.

그가 특검에 ‘해명’을 하고 있던 오후 1시 대검 중앙수사부는 전격적으로 사직동팀과 최과장 집 등 세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최과장의 출두 표정은 전혀 어둡지 않았다. 대검이 압수수색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지난달 29일에 있었던 직속 상관이던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의 출두에 이은 그의 자진 출두 배경에 대해 박씨의 주장을 ‘보완 해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최과장이 출두에 앞서 박전비서관과 모종의 협의를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전비서관은 “사건이후 문건 등에 대해 팀장에게 물어보았다”고 말해 두 사람이 긴밀히 협의해 왔음을 시인했다.

최과장은 조사를 받기전 말을 아꼈지만 예상대로 결정적인 두 부분에 대해 박전비서관과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사직동 내사가 분명히 1월15일에 시작됐으며 최초보고서 문건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비서관이 자진출두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도 최과장의 출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동아그룹 로비의혹에 비중이 실려있는 그의 특검발언으로 한동안 여론이 로비의혹 쪽으로 선회했고 일부 검사들은 그에 대한 동정론을 펴기도 했다. 대검이 이날 전격 압수수색을 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허를 찌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이 특검측과 이날 일정을 사전에 조율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과장의 특검출두와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으로 지난 1년 동안 국민을 혼란시켰던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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