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씨 전격소환]'옷'보고서 유출 수사 급류

  • 입력 1999년 12월 2일 23시 23분


검찰이 3일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을 전격 소환하기로 결정한 것은 청와대의 격앙된 분위기 등 여러 주변요소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소환은 단순한 조사로 그치지 않고 곧바로 사법처리로 이어지면서 수사가 급진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점에서 김전장관이 최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신동아 수사 당시 여러 경로의 로비가 있었지만 밝힐 수 없다”고 한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이 발언은 사법처리 움직임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볼 수도 있으며 수사강도에 따라서는 김전장관이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구명로비에 대한 모종의 폭탄발언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이 사건은 정치권과 권력중심부를 뒤흔드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김전장관의 사법처리와 관련해 이종왕(李鍾旺)대검수사기획관은 피조사자라고 지칭한 것은 지금 당장 피의자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언제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전장관이 함구하고 있는 이른바 최초보고서의 출처와 관련해 뭔가 추궁할 물증을 포착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전장관에 대한 전격적인 소환결정은 정치권의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내년 총선정국을 앞두고 이번 수사를 가능한 한 빨리 종결할 것을 촉구하는 정치권의 메시지가 전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김전장관에 대한 수사는 우선 박시언 전신동아그룹 부회장이 어떻게 검찰총장 집무실을 무시로 드나들 수 있었는지 박씨에게 보고서를 건네줬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전장관이 “검찰총장 재직시에 취득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개 거부의사를 밝힌 이른바 최초보고서의 입수경위도 출처를 밝힐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전장관 소환으로 박전비서관도 곧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여 보고서유출 경위의 진실이 주말을 넘기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신동아수사의 전방위 로비 실체와 당시 검찰수사에 압력을 가한 외압의 실체가 드러날지가 관심사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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