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反부패특위 '국회 압박'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국회의 ‘입법권 행사’와 관련해 민간인들이 참여한 정부 산하기구가 여론압박을 통해 쐐기를 박고 나섰다.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합동기구인 규제개혁위원회는 3일 이진설(李鎭卨·서울산업대총장)공동위원장 명의로 지난달 26일 국회 법사위에 발송한 서한을 공개했다. 변호사법 개정안에 담긴 법조계 규제개혁 조항이 심의과정에서 전면 백지화된 데 대한 공식 항의인 셈이다.

서한은 법사위 법안심사소위가 변호사 징계권의 국가환수, 변호사단체 복수설립, 변호사단체 가입자율화 등 개혁조항을 대부분 삭제한 데 대해 반박근거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따졌다. 이와 함께 대통령자문기구인 반부패특별위원회(위원장 윤형섭·尹亨燮)는 3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근 국회에 제출된 반부패기본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반부패기본법은 97년 말 국민회의가 ‘부패방지법’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이래 2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는 상태.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유야무야될지 모른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특위는 “비리고발자 보호, 시민감사청구제 등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반부패특별법이 정기국회 일정을 보름 남짓 남겨놓고 국회에 제출돼 법 제정의 차질이 예상된다”며 회기 내 처리를 요구했다.

이같은 정부위원회의 대(對)국회 압박에 대해 국회 법사위 등은 표면적 대응을 자제했으나 속으로는 “정부가 민간인을 내세워 ‘여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냐”며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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