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김전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신동아그룹측의 계속되는 협박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라는 것.
이종왕(李鍾旺)대검수사기획관은 5일 이에 대해 “김전장관의 진술을 그대로 영장에 적시한 것이다. 신동아측이 그런 협박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수사가 정확한 실체를 밝혀내겠지만 김전장관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이는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신동아측의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된다.
김전장관은 2월 하순경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직동팀 내사가 종결됐음을 확인하고 그 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피내사자측 입장에서 조사결과가 궁금하다. 이 일을 5대 일간지에 광고하겠다는 협박까지 당하고 있으니 보고서를 보내주면 이형자(李馨子) 등에게 내처가 결백하다는 사정을 해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검찰 직원을 보내 보고서를 받아온 후 당시 박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총장실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김전장관은 박씨에게 보고서 사본을 보여주며 “이형자에게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전해달라. 앞으로도 계속 협박을 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신동아측은 이에 대해 “회장이 구속된 망한 재벌이 현직 검찰총장을 상대로 협박을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반박했다. 신동아 관계자는 “오히려 김전장관측으로부터 ‘입 다물라’는 직간접적인 압력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후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연정희(延貞姬)씨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돌았던 것은 사실.
한 법조인은 “당시 대전법조비리와 검사항명 파동 등으로 곤욕을 치른 김전장관으로서는 사실여부를 떠나 ‘옷 로비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청와대 비밀 보고서를 피의자측에 보여주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