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아마존 등 인터넷 선도 업체들이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을 거두면서, 개인과 기업의 폭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한국에서도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와 인프라의 확충이라는 배경 속에서, 통신업체로부터 청바지 제조업체까지, 벤처회사에서 대기업까지 너도나도 인터넷 기업을 표방하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물론 활발한 경쟁이 진보의 촉매가 될 수도 있지만, 인터넷 웹사이트 산업으로 인한 사회적 자원의 낭비도 만만치 않다. 한 기업이 독창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해 어려움 끝에 성공의 문턱에 다다르면, 동종업체들이 비슷한 아이템으로 그 사업에 뛰어들어 결국 고만고만한 수많은 유사업체들에 의해 시장이 분할돼 버린다.
실제 네티즌들도 질적으로 우수한 서비스와 정선된 정보보다는 난립한 유사업체 들에서 제공되는 가치없는 날림 서비스와, 덜 가공되고, 공신력 없는 쓰레기 정보를 찾느라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된다. 할일 많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의 본질적인 주류에서 벗어난, 익명성을 전제로 한 채팅 사이트나 음란사이트에 중독현상을 보인다. 인터넷이 단순히 오락 수단으로 전락했다거나, 정보의 보고라기보다는 뒤죽박죽 쓰레기장이라는 편견도 사실 이러한 악순환의 구조 때문에 태생한 문제이다. 정말로 인터넷을 통해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정선된 정보를 얻길 원하는 수많은 수요자들은 인터넷 사업에서 소외되는 실정이다.
내년이면 국내 웹사이트 산업의 고객인 네티즌 수가 1000만명이 넘는다. 인터넷 홈페이지 사업의 아이템 특허를 활성화해 후발업체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아야 한다. 현재와 같은 특허 제도로는 인터넷 사업자가 포부를 가지고 더 큰 미래가치를 위해 노력할 수 없는 실정이다. 유사업체의 모방을 통한 난립 때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아이템에 대한 특허를 통해 일정 기간 독점권을 보장해주고 기술적인 숙성과 사업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인터넷이 단지 시간을 죽이기 위한 오락적인 요소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정보를 얻고 활용할 수 있는 장이라는 것을 잠재적인 인터넷 주도자인 청소년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정보의 2차 가공 사업을 활성화해 뒤죽박죽 섞여있는 무수한 정보들을 찾아내 정리하고 재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경잭력있는 지식들을 재생산해서 서비스해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엄청난 시간을 정보탐색에 허비하다 자신의 목적마저 잊어버리고 방황하는 수많은 네티즌 들에게 생산성 높은 웹서핑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형주(서울대교수·컴퓨터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