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수사 초점]"최초보고서 출처가 가장 중요"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 구속이후 검찰 수사의 초점은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의 출처와 생산과정 및 유출경위에 쏠려 있다.

검찰 수사팀은 6일 오전 ‘수사 전략회의’를 열고 최초보고서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번 수사의 핵심임을 확인했다.

최초보고서의 출처가 옷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최초보고서의 작성기관이 사직동팀으로 확인될 경우 곧바로 대통령에 대한 ‘허위보고’논란과 사직동팀의 사건 축소 은폐 조작 의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초보고서 문건 3건중 1월18일자로 표시된 ‘유언비어 조사상황’은 2월10일 박주선(朴柱宣)전청와대 법무비서관이 대통령에게 정식보고한 최종보고서와는 결론이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두 문건의 가장 큰 차이는 김전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밍크 반코트를 구입 및 반환한 경위와 날짜 부분.

최종보고서는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반코트를 포장해 주었으나 연씨가 입을 수 없다며 반환한 것으로 되어있는 반면 최초보고서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반코트를 구입했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중간조사 상황을 연씨에게 유리한 쪽으로 누군가 왜곡하도록 지시했다는 추론이 가능해지고, 그렇다면 검찰 수사는 ‘축소 은폐의 조종자’를 향해 칼날을 들이댈 수밖에 없다.

이와는 반대로 김전장관이 사직동팀의 정식 지휘계통이 아닌 다른 라인을 통하거나 제3의 기관을 움직여 최초보고서를 작성케 한 뒤 건네받았을 경우 사건은 또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총수가 직무범위를 벗어나 대통령 직속기관의 수족을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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