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들 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우회도로나 전철 등 대중교통망 신설과 함께 성남시와 용인시를 아우르는 광역도시계획 및 교통계획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경기 성남시가 6일 공개한 ‘용인지역 개발에 따른 교통문제’보고서에 따르면 용인시 일대에서 입주가 시작될 아파트는 △2000년 1만2000가구 △2001년과 2002년에 각각 1만6000가구 등 4만4000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포함해 내년부터 2005년까지는 모두 9만여가구, 30여만명이 입주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오전8∼9시) 용인∼분당∼서울간을 왕래하는 차량이 23번 국지도(수지물류센터∼금곡IC)의 경우 현재 3192대에서 2002년에는 4201대, 2005년에는 5621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3번 국지도의 최대용량(시간당 4400대)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또 분당신도시의 주도로인 성남대로의 경우 현재 출퇴근시간대 1910대에서 2002년에는 2970대, 2005년에는 4463대로 급증하면서 최대용량(4500대)에 육박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분당 지역은 통행 자체가 어려워지고 서울까지의 출퇴근 시간도 지금에 비해 1시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처럼 교통량이 급증하는 것은 용인에서 서울을 연결하는 도로가 경부고속도로 등 4개에 불과하고 이들 도로가 모두 분당신도시 도심을 통과하거나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당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이기 때문.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 용인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기존 도로를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새로운 우회도로와 전철 등 대중교통망을 만들고 성남시와 용인시 수원시를 아우르는 광역도시계획과 교통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10년앞도 못내다보는 무계획한 국토개발 문제▼
‘천당 다음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도권의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손꼽히는 분당이 용인지역의 대규모 개발로 심각한 교통난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이는 경기 용인 일대에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지만 서울로 연결되는 도로 신설은 전무하기 때문. 더구나 아파트 개발을 승인해준 건설교통부와 용인시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아파트 얼마나 늘어나나〓용인지역은 김영삼(金泳三)정부 시절 준농림지에 짓는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개발계획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수지1지구와 2지구에 이미 1만여가구가 들어섰고 95∼99년 중 모두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용인 일대에 쏟아냈다. 앞으로도 △2003년까지 신봉지구와 동천지구에 각각 2500가구와 1700가구 △2004년까지 죽전지구에 1만8000가구 △2005년까지 동백지구에 1만6000가구가 건설될 예정. 상갈지구와 구갈3지구까지 개발되면 용인 서북지역에는 분당 신도시 규모와 맞먹는 11만여 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분당이 교통지옥으로 변한다〓용인에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분당 도심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이미 30분 가량 늘어났다.
국지도 23번의 경우에는 벌써부터 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 그나마 교통흐름이 좋았던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나 분당∼장지간 고속화도로도 최근 들어 사정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추세.
죽전지구를 개발하는 한국토지공사가 죽전지구 이남에서 올라오는 도로를 분당 남쪽 진입로인 미금로와 성남대로에 연결시킬 계획이어서 분당 도심의 교통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용인지역의 개발로 인해 분당의 교통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기존도로 일부를 확장하고 혼잡한 교차로를 정비한다는 수준에 불과하다.
용인∼서울간 이용차량이 집중될 23번 국지도의 확장공사(4차로→6차로)를 하고 있지만 상갈 구갈지구의 개발이 끝나면 도로 용량을 초과하는 것은 시간 문제.
▽대중교통망과 우회도로 건설이 시급하다〓성남시는 용인 일대 차량이 분당을 통과하지 않고 서울로 왕래할 수 있는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현재 가안(假案)만 나와 있는 판교∼양재간 고속화도로를 서둘러 착공하고 이 도로를 수지지구와 분당의 남부관문인 오리교로 연결해 용인지역 교통량을 모두 흡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