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개정안 마찰]勞-使 전임자제한등 시각차 현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를 놓고 재계와 한국노총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정부가 중재에 나서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양측 마지노선 타진▼

정부와 노사정위원회는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7일부터 재계 및 노동계 관계자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노사정위는 9일 공익위원 단일안을 마련할 생각이고 정부도 노사 양측의 양보선을 타진중이다. 여기엔 정치권의 압력도 작용하고 있다.

물론 단일안이 나오더라도 재계와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의문이다. 그러나 완전히 절망적인 것은 아닌 분위기다. 재계도 노동계도 파국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및 처벌조항 삭제를 전제로 하되 ‘사용자의 임금지급 의무가 없다’ 또는 ‘노조가 임금을 지급한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정도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의 금지’를 명문화하는 데에는 반대다. 또 전임자 수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할 문제라는 입장도 분명하다.

재계는 관련조항 삭제는 ‘결코’ 안된다는 입장인데 일각에서는 처벌조항은 삭제하고 금지조항은 남겨두되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쟁의대상이 안된다는 것을 명시하는 방안도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실무 차원의 소수 의견이다.

재계는 또 노조전임자 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면서 복수노조 시대가 열리면 더욱 많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야 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도 함께 거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2002년부터 실시토록 한 관련규정의 시행시기와 복수노조 허용시기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은 ‘미봉책’으로 노사 양측 모두로부터 거부되는 분위기.

▼勞 "빨리" 使 "천천히"▼

한국노총은 장기전으로 가면 여론이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빨리 결론내리기를 희망하는 눈치다. 반면 재계는 가능한 한 시간을 끄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