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씨 최초보고서 관련 입열까…검찰 재출두 조사

  • 입력 1999년 12월 8일 19시 34분


검찰이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총경)경찰청 조사과장의 ‘입’을 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과장은 2일 오후부터 만 48시간을 조사받은 데 이어 8일 오전 다시 소환됐다.

이종왕(李鍾旺)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최과장을 상대로 이른바 ‘최초보고서’의 출처와 전달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재소환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최과장은 그동안 특별검사와 검찰에서 “‘최초보고서’는 없으며 알지도 못 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과장과 ‘최초보고서’의 관계를 풀어야 사건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옷 로비 의혹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5월28일 경찰청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진상조사단과 최과장간의 질의응답을 한번 주목해볼 만하다.

당시 “연정희(延貞姬)씨가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이 구속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는가”라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최과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배정숙(裵貞淑)씨가 이형자(李馨子)씨측에 ‘비가 올 때는 우산을 준비하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그런데 이같은 내용은 11월22일에야 세상에 알려진 ‘최초보고서’ 중 4장짜리 ‘조사과첩보(99.1.14)’에 그대로 담겨 있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든 대목이다.

최과장은 당시 연씨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연씨 조서를 다시 보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몇시간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그는 또 그 때 “배씨는 각혈을 하면서도 조사를 모두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작성했다는 ‘최종보고서’에는 ‘배씨의 진술거부로 이형자씨에게 옷값을 부담케 하려 했던 진의파악이 어렵다’고만 적혀 있다.

검찰이 수사의 무게중심을 최과장에게 두는 것도 이같은 미심쩍은 언행들 때문이다. 사직동팀 직원중 일부가 검찰에서 최과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검찰관계자의 귀띔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심장하다. 검찰이 뭔가 유력한 단서를 확보한 듯한 분위기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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