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특검]강희복 前사장 10일 영장청구

  • 입력 1999년 12월 10일 01시 06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을 수사중인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는 10일 오전 강희복(姜熙復)전 조폐공사 사장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강특검은 “강전사장이 조폐창 조기 통폐합을 결정한 뒤 추진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을 일으키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것은 회사의 생산업무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강특검은 “강전사장이 노조의 파업에 대해 98년9월 1일부터 23일 동안 불법적으로 직장폐쇄를 강행한 것과 10월 2일 조기통폐합을 공표해 재파업을 유도한 두가지를 모두 혐의 사실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파업유도가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이라는 검찰수사 결과와는 달리 강전사장이 주도적으로 파업을 유도하고 진전부장은 여기에 간여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강전사장이 사건 발생 후 청문회와 특검수사를 거치면서 계속 말을 바꾸는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강전사장을 9일 오후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수사팀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해 9월 노조 파업 당시 대전지검 공안부가 공사측에 구조조정안을 제시하라고 ‘지도’나 ‘권유’를 했다고 표현된 대검 공안부의 정보보고 7건의 내용을 이날 공개했다.

대전지검은 정보보고에서 “노조가 파업이나 불법행위를 할 경우 강경대처로 선회하도록 권유했다”거나 “과감한 고용조정계획을 노조에 제시해 무리한 임금인상 주장을 번복토록 유도했다”고 표현하는 등 검찰이 노사의 파업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표현했다.

특검팀은 10일 진전부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본격적인 보고서 작성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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