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柱宣씨 옷사건 조작]사직동팀 사실상 수사협조

  • 입력 1999년 12월 10일 07시 16분


옷 로비 의혹 사건을 내사했던 사직동팀 실무진이 4일째 검찰 소환에 불응한 까닭은 얼마전까지 상사로 ‘모셨던’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과의 ‘관계’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총경)경찰청 조사과장은 8일 오전 소환에 응해 출두했지만 실무자 3명과 추가로 소환된 다른 사직동 실무자 1명은 출근도 하지 않은 가운데 일부는 며칠째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실무자 3명은 ‘옷 사건’을 전담했던 사직동팀 5반장 정모 경감, 내사 초기 앙드레김 의상실 등을 조사했던 박모 경위, 배정숙(裵貞淑)씨 등을 담당했던 ‘미스터 최’라는 수사관 등이다.

검찰수사가 대통령의 지시로 착수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집단소환 불응은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상 출두 이상의 수사협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수사초기 제3의 장소에서 검찰수사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찰이 출두를 요구하자 “우리가 모시던 상사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사실을 어떻게 우리가 나가서 말하느냐”며 곤란한 입장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검찰수사가 점점 진실을 향해 접근해 가자 모든 진상을 밝히기로 하고 전화 등으로 검찰 수사팀에 사건 전모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일 사건 해결의 결정적 물증이 된 사직동팀 보고서 3가지를 팩스로 검찰에 보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팀이 그동안 ‘느긋한 표정’을 보여온 것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사직동팀 내사 실무자들의 소환불응은 분명 ‘비상상황’이었는데 검찰은 “곧 나오겠지”하며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검찰은 실무자들의 수사협조를 사실상 확보한 상태에서 이같은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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