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파업유도’는 강전사장이 주도적으로 실행했고 진형구(秦炯九)전대검 공안부장은 여기에 ‘간여’했다는 수사팀 결론이 집약된 말이다.
강전사장은 지난해 8월4일 기획예산위원회가 공기업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하자 같은달 12일 조폐창 통폐합 방안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를 한다음 시기를 저울질해왔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9월1일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3일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가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 대응을 하고 이를 23일간 계속한 것도 궁극적인 조기 통폐합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논리다.
이같은 불법 조치에 대해 노동청 등도 우려를 표하자 강전사장은 같은달 15,16일경 고교 선배인 진전부장을 만나 조기 통폐합을 실행할 묘수에 대해 조언을 받게 된다.
“임금협상을 위한 파업은 정당하지만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은 불법이니 직장폐쇄를 풀고 조기 통폐합안을 제시하라.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공권력을 투입해 즉시 제압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결국 강전사장은 같은해 9월24일 직장폐쇄조치를 풀고 더 혹독한 임금삭감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가 10월2일 통폐합을 전격 공표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노조는 같은해 11월25일 파업에 돌입했다.공권력은 올 1월7일 투입돼 노조 간부들을 연행했고 강승희 노조위원장은 분신(焚身)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서 “강전사장이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노조를 공격해 노동관계법상에 규정된 절차와 ‘상호신뢰’의 의무를 저버리는 한편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사건전말은 기존 검찰 수사와 일부 다르다.이에 대해 검찰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같고 판단만 다를 뿐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진전부장이 업적을 남기기 위해 후배 강전사장에게 ‘압력’을 가해 파업을 유도했다고 발표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전사장이 검찰 수사초기에는 ‘자신이 구조조정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다가 진전부장의 압력사실을 시인했다”며 “그가 특검에서 또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석호·선대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