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 서울 성동을지구당 후원회(회장 조창현·趙昌鉉)는 최근 이 지구당 위원장직무대리인 고재득(高在得)성동구청장의 이름과 사진이 크게 인쇄된 초청장을 주민들에게 발송하며 13일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후원회에 참석해줄 것을 권유했다.
고구청장은 지난해 8월 공석이 된 이 지구당의 위원장직무대리를 맡고 있으며 내년 4월 총선에 이지역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초청장은 ‘덕있는 사람, 정책전문가 고재득―21세기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해 주십시오’라는 선전문구와 함께 고구청장의 활동사진을 크게 실었다.
이에 초청장을 받은 관내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주들은 “각종 인허가권과 단속권을 가진 구청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지구당의 후원회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지역 금호1가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H씨는 “당원도 아니고 구청장과는 안면도 없는데 난데없이 초청장이 와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구청직원이 직접 초청장을 받은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P씨는 “동사무소 직원이 ‘구청장 후원회 초청장을 받았느냐’며 확인전화를 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성동을지구당측은 “당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후원회를 계획했으며 당원 및 구청장과 안면이 있는 인사들에게만 1500장의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선관위 "위법 조치검토중"▼
성동구선관위측은 “후원회에서 선관위에 신고한 초청장 분량은 그 2배가 넘는 3100장에 달한다”며 초청장의 내용에 대해서도 “원고를 검토한 결과 규정상 넣을 수 없는 입후보예정자의 사진과 이름 등이 들어 있어 이 부분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수정토록 안내했으나 이를 무시해 현재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