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최근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납탄이 발견되는 등 수입식품의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쇠고기 등 수입 농축산물은 소비자들이 직접 위생상태를 식별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결국 정부의 검사와 검역을 믿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만 수입식품 가운데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통조림 등 가공식품(전체 수입식품의 36%)은 소비자들이 직접 유통기한 등을 따져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과 서울시 소비자보호과 등에서는 수입식품을 살 때는 한국과 표기방식이 다른 유통기한은 물론 포장상태와 원산지 표시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유통실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외국에서 들여온 통조림과 과자류 등 가공식품은 83만5760t에 이른다.
그런데 일부 가공식품의 경우 그 식품에 맞는 저온 유통환경(냉장제품 0∼10도, 냉동식품 영하 18도 이하)이 24시간 유지돼야 하지만 상당수 유통업체들이 전기료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업시간에만 냉장 냉동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보호원이 수입식품을 포함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았거나 피해 가능성이 높은 식품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 결과 올해는 이달 10일까지 230건으로 지난해(172건)보다 훨씬 많았다.
소비자보호원 최문갑(崔紋甲)부장은 “국내에 들여오기 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수입식품은 최소한 유통기한이라도 눈여겨 보고 구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통기한 식별요령▼
현재 수입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원산지와 제조원 등을 따로 표시하도록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유통과정에서 훼손돼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조국에서 명기한 유통기한을 식별하는 요령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1299LJ23〓처음 두 자리는 월, 두번째 두자리는 연도, 영문 글자는 제조코드, 마지막의 숫자는 날짜를 나타낸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99년 12월 23일’이라는 의미다.
▽M9909411〓‘M’이하의 숫자가 제조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99’는 1999년을,‘094’는 1년중 94번째 날인 4월 4일을 뜻하며 ‘11’은 11번 생산라인에서 제조한 것을 나타낸다.
▽PRO02FEB94, EXP01FEB95〓PRO(P)는 제조일을, EXP(E)는 유통기한을 말한다. FEB는 2월의 영문표기 약자다. 즉 94년 2월 2일이 제조일이고 95년 2월 1일이 유통기한이다.
▽I3H30〓‘I’는 알파벳 순서로 9번째 글자이므로 9월을 뜻하고 ‘3’은 1993년, H는 공장 표시다. 즉 1993년 9월 30일이 제조일이다.
▼확인사항▼
수입식품은 포장상태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포장이 파손되면 장기간에 걸친 운송 과정에서 미생물이 침투해 식품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산지와 수입원 주재료 등이 한국의 표시기준에 따라 적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식품에 이상이 있어 반품과 교환을 원할 경우에 대비해 연락처가 표시돼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불량식품 신고▼
불량 위해식품을 발견했을 때는 국번없이 1399번(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에 전화를 하면 24시간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낮에는 전국 각 시군구청 위생과로 직접 신고하는 것이 빠르다. 또 한국소비자보호원(02―3460―3000)으로 전화해 자동응답 메뉴에서 상담을 선택, 식품담당 직원에게 신고하면 된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