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흡연피해 첫 공동손배訴…31명 공사상대 3억제기

흡연으로 인해 후두암과 폐암을 앓고 있는 김수만씨(57·농업)등 환자 6명과 가족 등 31명은 12일 국가와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가족당 5000만원씩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지난 9월 전직 외항선원인 김모씨(56)와 가족들이 국내 첫 흡연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낸 적이 있으나 흡연피해자들이 ‘공동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소송을 낸 피해자들은 흡연경력이 29년∼42년이며 만14세∼20세에 흡연을 시작했다.이들의 직업은 전직 중등교사와 경찰공무원,농부와 어부 식당주인,노동자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은 소장에서 “담배인삼공사가 89년 이전에는 담배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담배에 중독돼 병을 얻은 많큼 국가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송구조신청도 함께 냈다. 이 제도는 승소 가능성이 있으나 경제적 사정때문에 소송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원고들에게 인지대 등 소송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

이들은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김일순·金馹舜)가 지난 4월부터 7개월간 실시한 금연피해자 모집에 응해 40여명의 지원자중 선발됐으며 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소송을 냈다.

협의회는 조만간 재정후원회를 구성해 모금운동에 나서는 한편 국제금연단체의 지원도 받기로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배금자(裵今子)변호사를 비롯한 임채균(林彩均) 임영화(林榮和)변호사 등 20여명의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임영화변호사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선진국들의 권위있는 의학 논문들과 보고서를 인용하고 청구액도 더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변호사는 “미국에서는 94년후 담배회사 내부서류가 공개되고 과학자들의 양심선언이 터져나와 ‘담배가 해로운지 몰랐다’는 회사측의 거짓말이 탄로나면서 피해자 승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97년 4개주 정부가 “흡연으로 의료보험비용이 올라가 피해를 보았다”며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합의를 보았고 나머지 46개 주정부는 지난해 2006억달러에 합의했다.

일반인이 제기한 소송도 수천여건에 달한다.헨리라는 남자는 필립모리스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지난 4월 1심에서 2650만달러의 정식 판결을 받아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