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移通 불공정약관 무더기 시정명령

앞으로 휴대전화 약관에서 ‘회사가 정한 방법에 따라’ ‘부득이 한 경우’ 등 업체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항들이 사라진다.

또 비밀번호 유출 등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에게만 돌리는 등 사용자에게 불리한 조항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SK텔레콤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국내 5개 이동전화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24개 유형의 불공정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사업자들은 시정명령을 받은 규정에 대해 공정위와 협의한 후 앞으로 두 달 이내에 약관을 바꿔야 한다.

공정위가 무효판정한 회사별 불공정 약관조항은 SK텔레콤이 전체 70개 약관 조항중 21개, 신세기통신이 18개, 한국통신프리텔 11개, LG텔레콤 14개, 한솔PCS 14개로 회사별로 전체 조항의 16∼30%가 불공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미성년자가 부모의 동의없이 계약했다가 해지하는 경우 ‘사업자가 정한 기준’에 따라 환불해주도록 돼 있는 조항에 대해 가입비나 이용료 등 모든 금액을 ‘무조건’ 반환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시토록 하는 등 불분명한 표현을 삭제토록 했다.

‘수사상 필요로 관계기관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고객 신상비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조항은 관계기관을 한정하고 기관의 장이 요구하도록 하는 등 절차를 엄격히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땐 사업자가 책임지도록 했다.

또 사용자가 지정된 날짜까지 요금을 내지 못할 경우 2%의 가산금을 내야 하지만 사업자가 잘못 물린 요금은 이자없이 그냥 돌려주도록 돼 있는 것도 형평을 맞추도록 했다.

사업자의 사정에 따라 사용자의 전화번호를 바꿀 때 지금은 7일 전에 고지하도록 돼 있으나 이 기간을 대폭 늘려 유선전화와 마찬가지로 두달 가량으로 정하도록 했다.

또 전화 불통에 따른 손해배상의 기준시간을 현재의 8시간에서 6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하도록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