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박전비서관이 사직동팀 내사기록 중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불리한 부분을 조작하거나 기록에서 아예 빼버린 사실도 확인했다.검찰은 또 박전비서관이 1월16∼19일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총경)경찰청조사과장 등 내사실무팀으로부터 일일 중간보고 등 옷로비 사건관련 서면보고를 수차례 받은 뒤 이중 공개된 최초보고서 문건 3건을 김전검찰총장에게 유출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전비서관을 20일 재소환, 조사한 뒤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용서류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전비서관이 변호인을 통해 당초 18일로 예정된 소환일을 20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 이를 받아들였다.
박전비서관은 변호인을 통해 “19일 청와대 행사가 열려 본인은 참석하지 않지만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며 소환연기요청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전비서관은 사직동팀의 옷로비 사건 내사결과를 축소 은폐하기 위해 내사상황을 보고받은 뒤 그중 일부 보고서 원본과 기밀서류, 디스켓 등을 은닉하거나 파기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전비서관이 이같은 방법으로 보고서 내용 중 연씨에게 불리한 내용을 고의로 누락시키는 등 사직동팀의 내사결과를 축소 왜곡해 최종보고서를 작성,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총장은 “수사결과에 책임을 질 것이며 수사가 잘못되면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또 대검 중수부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간의 이견과 갈등에 대해 “수사방법과 절차,물증에 대한 가치판단 등을 놓고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방향에 대한 이견은 없다”며 “현재 수사팀 그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고 수사팀에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수형·정위용기자〉sooh@donga.com